광해, 왕이 된 남자, 이병헌,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한명의 광해

<광해, 왕이된 남자 메인 포스터>

▶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한 명의 광해!

 왕위를 둘러산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이에 허균은 왕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것은 물론, 기방에서 왕을 흉내 내며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졸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은 광해군이 외부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하여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한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하선은 허균의 지시 하에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배우며 위험천만한 왕노릇을 시작한다. 하지만 늘 난폭하고 예민하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넘치는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하고, 왕의 대역이 점점 익숙해진 하선은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데... 

▶ 배우 이병헌의 명품연기

 주인공 배우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연기로 꼽힌다. 훌륭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 데다가 성격과 생활상이 극명하게 구분되는 역할을 각 캐릭터 자체로 완벽하게 표현하였을 뿐 아니라, 광해군, 하선, 그리고 광해군 인척 연기하는 하선까지 연기해야 되는 것이기에 1인 2역이 아닌 1인 3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게다가 하선이 점점 진짜 왕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해야 했었는데, 아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것이 평단의 평이다. 후반부에 가서 하선이 진짜 왕처럼 백성들을 위해 울분을 토하며 대신들에게 호통치는 연기는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켰다는 후문이다. 또한 이 영화의 미공개 엔딩 에필로그가 유튜브에 올라와있는데, 못 본 사람이 있다면 꼭 찾아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눈은 울고 있는데 입은 환하게 웃고 있는 그 미묘한 표정연기를 얼마나 완벽하게 표현해 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병헌의 명품연기를 칭찬했다. 배우 이병헌은 사실 어떠한 역을 맡아도 제 것처럼 소화하기로 유명한 배우이지만 내 생각엔 유독 사극에서 그 연기가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이병헌의 작품 중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그 드라마에서의 연기도 영화 [광해]에서의 연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생드라마로 꼽는 작품이다. 또한 작가 김은숙이 쓴 드라마여서 그런지 기승전결이 탄탄하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확실하여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이다. 또 다른 주인공인 배우 김태리와의 연기와 케미를 기대해도 좋다. 

▶ 역사와의 비교

 실제 존재했던 역사적 인물인 광해군과 중전 유시, 허균이 영화상에서 등장하긴 하지만, 이 영화는 가상의 역사물을 원작으로 삼는지라 이 외의 모든 인물은 가공의 인물이며, 사건 전개 또한 허구적 요소가 높다. 하지만 당시 궁중 생활상에 대한 묘사나 기존의 한국 사극들에 비해 굉장히 세세하게 상참의부터 매화틀까지 조선 왕의 일상사와 주변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영상에 담아냈다는 평이다. 하지만 다른점도 명확하다. 실제 역사상으로는 이미 광해군 1년부터 대동법은 시행되고 있었고, 호패법도 광해군 2년부터 시행되고 있었는데, 영화상에서는 광해군 8년임에도 이 대동법과, 호패법의 시행 여부를 거론하고 있다던지, 또 광해군 10년의 사르후 전투 파병을 3년 앞당겨서 이야기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나마 영화에서 양심 적었다고 보이는 연출이라면, 광해군은 실제 역사에서도 초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왕이었으나, 갑자기 폐모살제 같은 쓸데없는 정치적 악행을 일삼는 과정에서 초기부터 좋은 정책들을 간언 하는 신하들은 점점 홀대하고, 후기에는 권력다툼에 골몰하면서 막장이 되는 왕의 성격을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역사극이 그렇든 역사왜곡의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 실제로는 백성들을 심하게 수탈하여 백성들의 증오를 받는 결과를 낳은 광해군의 모습이 영화 안에서 백성들을 위하는 일부 장면을 편집한 영상들이 퍼져서 역사왜곡 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영화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이 영화 내용을 자세히 봤다면 진짜 광해군은 별로 좋은 인물이 아니었구나 이해할 수 있어 영화 자체의 논란은 없었다.